‘축제의 환호 뒤편, 농민의 눈물’… 부여군, 기후재해 실질 보상 정부에 강력 촉구 (부여군 제공)
[대세투데이뉴스] 1500년 전 백제의 영혼이 깨어나는 부여.

지금이 도시는 백제문화제의 화려한 축제 열기로 가득하다.

거리마다 환호와 웃음소리가 넘쳐나고 전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시각,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내산면 지티리의 과수원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축제의 환호 대신 한숨이, 웃음 대신 침묵이 과수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1년 365일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구슬땀을 흘리며 키워온 배가 수확을 불과 며칠 앞두고 땅 위에 처참하게 나뒹굴고 있었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지난 6일 백제문화제 행사 일정 중에도 내산면 지티리 배 재배 농가의 피해 현장을 긴급히 찾았다.

군수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차마 두 눈으로 보기 힘든 참담함 그 자체였다.

탐스럽게 영글어야 할 배는 쩍쩍 갈라져 있었고 가지에 매달려 있어야 할 과실은 땅 위에 수북이 떨어져 썩어가고 있었다.

농민들의 1년 농사가, 가족의 생계가, 노후의 희망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현장이었다.

상품으로서의 가치는커녕 팔 수조차 없는 처지가 되어버린 배를 바라보며 농민들은 말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이 모든 비극의 원인은 올해 유례없이 극심했던 이상기후였다.

지난봄, 따스해야 할 시기에 갑작스러운 냉해가 덮쳤다.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찾아온 한파는 과실의 성장에 치명적인 상처를 남겼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염이 몰아쳤다.

연일 35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더위에 과실은 익기도 전에 갈라지고 터졌다.

냉해와 폭염, 이 잔인한 이중고 앞에서 농민들은 그저 하늘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용우 군수는 현장에서 갈라진 배를 직접 손에 들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1년 내내 땀 흘려 키워낸 소중한 결실이 수확을 눈앞에 두고 이렇게 허망하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과수원 가득 갈라지고 떨어진 배를 바라보니,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제 마음도 함께 갈라지는 듯한다”군수는 이어 “이번 피해는 농민들이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막을 수 없었던 재난”이라고 규정했다.

봄의 냉해도, 여름의 폭염도 농민의 잘못이 아니다.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재앙 앞에서 개별 농가는 너무나 무력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개인의 불운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재난이라는 것이다.

이용우 군수는 솔직한 심정도 털어놓았다.

“지자체의 예산과 권한만으로는 피해 농가의 손실을 온전히 메워드리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고 농민 여러분께서도 아실 것이다. 그러나 저는 말뿐인 지원에 절대 그치지 않겠습니다. 농민 여러분께 실질적인 보상이 반드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제가 직접 발로 뛰겠습니다”이에 부여군은 다음과 같은 강력한 대응에 나선다.

먼저,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손해보험에 실질적 보상을 강력히 건의한다.

이번 피해가 농가의 과실이 아닌 이상기후에 의한 명백한 ‘재해’임을 철저히 입증해, 농협손해보험에서 정당한 보험금이 반드시 지급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에 끈질기게 요구할 계획이다.

특히 현행 재해보험 인정 기준의 허점을 강력히 지적하고 서류상의 기준이 아닌 농가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보상 기준이 마련되도록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다음으로 언론과 대외 공론화를 통한 정부 차원의 특별 지원이다.

방송과 언론 매체의 현장 취재를 적극 유도해 기후변화로 인한 과수 농가의 처참한 피해 실태를 전국에 알리고 정부 차원의 특별 지원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할 방침이다.

지자체 자체적으로도 가능한 모든 행정적, 재정적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하도록 관계 부서에 지시를 완료했다.

이용우 군수는 마지막으로 피해 농민들에게 간곡한 메시지를 전했다.

“기상 재해로 인한 농가의 슬픔은 절대로 개인의 몫이 아니다. 우리 부여군이 함께 짊어지겠습니다. 행정의 한계를 핑계로 소홀히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피해 농민 여러분께 실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농림부와 농협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겠습니다. 부디 용기 잃지 마십시오.”축제의 화려한 불빛 뒤편에서 묵묵히이 땅을 지켜온 농민들이 있다.

그들의 땀과 눈물 위에서 우리의 풍요로운 식탁이 차려진다.

부여군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지역의 문제가 아닌, 기후위기 시대에 전국의 모든 농가가 직면한 절박한 현실로 인식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